CAESAR II로 배관 응력 해석을 수행할 때, Trunnion(이하 Dummy)을 어디까지 반영해야 할지 실무에서 종종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국내 실무 관행과 최근 경험한 해외 Joint Venture(JV) 프로젝트의 사례를 바탕으로 트러니언 모델링 범위와 이에 대한 실무적 대처 방안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관행과 현실의 괴리: 수직 구간 vs 수평/엘보 구간
국내 프로젝트에서는 통상적으로 수직 구간에만 Dummy를 코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최근 진행한 JV 프로젝트에서는 수평 구간과 엘보(Elbow)에 설치된 Dummy까지 모두 모델링하여 검증하라는 파격적인 코멘트를 받았습니다.
공사 사양서(SPEC.)에 명시되지 않은 내용이었고, 특히 수압시험(Hydro Test)이 완료된 As-Built 단계에서 접수한 코멘트였기에 즉각 수용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담당 엔지니어로서 공식적인 이의 제기 메일을 발송했으나, 다음 날 JV Leader사 Stress 담당자로부터 당연히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의 회신을 받았습니다.
2. JV Leader사의 기술적 근거와 마주한 딜레마
JV 측에서 제시한 회신 내용은 다음과 같은 논리를 담고 있었습니다. (의역 포함)
"Dummy의 모멘트 암(Moment Arm) 길이는 배관의 유연성(Flexibility)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장치 노즐 및 인근 서포트 하중에 변화를 준다. 따라서 실제 거동(Actual Effect)을 확인하기 위해 반드시 코딩해야 한다. 또한 M.W. KELLOGG Design
Manual 기반의 Calculation Sheet를 통해 가해지는 하중을 검증해야 하므로 수직·수평 구간과 엘보의 Dummy 모두 검토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

CAESAR II 프로그램 자체만으로는 트러니언 부위의 상세 건전성을 직접 검증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해석 모델에 Dummy를 코딩한 후, 추출된 Loading Data를 M.W. KELLOGG Design Manual 기반의 계산서에 입력해 검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굳이 모델링을 하지 않아도 계산서로 검토 가능하다"는 논리를 펴고 싶었으나, 이미 제기된 기술적 타당성을 무시하기엔 리스크가 너무 컸습니다.
특히 해당 배관 내 유체가 Toxic(독성) 물질인 구간까지 포함되어 있었기에, 만약 공장 가동 후 문제가 발생한다면 수습하기 어렵다는 JV 담당자의 의견은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3. 실무적 해결 과정과 배운 점
현장 수정 가능 여부를 먼저 타진한 뒤 검토를 착수했습니다. (항상 그렇듯 검토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실제로 유체 특성이 엄격한 구간에 Dummy를 반영해 보니, 장치 노즐에 걸리는 배관 하중과 주변 서포트 하중의 변화가 생각보다 컸으며, 계산서 확인 결과 Fail이 발생하는 구간이 속출했습니다. 코멘트를 무시했다가는 향후 Owner의 Audit 등 치명적인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음을 직시하고 본격적인 수정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최적화 작업: 전체 Stress 패키지에 Dummy를 반영한 후, 주변 서포트의 Guide/Stopper Gap Control 및 Dummy Moment Arm Length를 허용 범위 내에서 조절했습니다.
현장 소통: 수정 물량을 최소화하여 리스트업한 뒤, 적절한 시기에 현장에 공유하여 원만하게 마무리를 지을 수 있었습니다.

4. 맺음말
이번 경험을 통해 느낀 점은, 이와 같은 성격의 기술적 코멘트를 거절하려면 '해당 배관 시스템에 문제가 없다'는 명확하고 완벽한 기술적 근거와 설득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근거 없는 무시는 더 큰 문제를 자초하거나 Owner Audit에서 큰 지적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불필요한 오해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합리적인 선에서 기술적 타당성을 검토하고 조율하는 것이 엔지니어의 최선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의 실무 단상은 여기서 마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