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등산 동호회에서 경북 칠곡에 있는 한티가는 길을 다녀왔습니다.
상당히 먼 길이었지만 맴버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도 하고, 때론 혼자 사색을 했던 시간속에서 의미있는 순간을 글로 담아 보았습니다.
‘한티가는 길’로 스페인의 센티아고 가는길을 모티브로 칠곡군에 있는 천주교 성지들을 연결한 아주 오래된 길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이길은 조선 후기 당시 천주교인들이 박해를 피하면서 삶을 이어간 곳으로, 순교자들 무덤이 있어서 성지라고 불리우기도 한다고 합니다. 총 45.6km 으로 하루만에 걷기는 힘들어서 이틀에 걸쳐서 걷는 코스 입니다.

고풍스러운 벽돌과 '아름다운 집'이라는 뜻을 가진 가실성당에서 순례길이 시작되었습니다.
초여름 날씨였지만, 동호회 맴버들의 서로를 향한 미소 덕분에 출발은 상쾌했습니다.

신나무골성지로 향하는 첫 구간의 테마는 ‘돌아보는 길’ 이라고 합니다. 숲 길을 걸으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가?”
내가 추구하는 방향이 맞는지 늘 불안하고 의심스럽지만, 결국 이 길 끝에 서 있을 때 그 이유가 스스로에게 납득되기를 바랐습니다. 어쩌면 인생은 나 자신을 알아가는 긴 여정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산행 대장님이 건내주신 스탬프 북에 꾹꾹 눌러 찍는 스탬프는 '완주'라는 목표를 향해 작은 목표들을 마디로 나누고 하나씩 채워간다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아이들에 왜 스탬프 찍는 것에 열을 올리는지 이해가 갔습니다.
모드 스탬프를 찍으면 한티성지 사무국에서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대 어디로 가는가"
이 한 문장이 자꾸만 저의 마음을 두드립니다.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할 일에 매몰되어 살던 현실이 안타까워 발걸음이 잠시 무거워지기도 했지만, 저의 곁을 걷는 좋은 형님, 누님, 동생들과 나누는 온기 덕분에 희망과 용기로 채울 수 있었습니다. 사기점공소로 이어지는 2구간은 ‘비우는 길’로 내 안의 욕망, 시기심, 그리고 막연한 두려움을 비워내는 시간이었습니다.
동명성당을 향한 마지막 3구간은 뉘우침의 길이라고 합니다.
오전 9시20분에 시작된 일정이 오후 5시가 넘어서야 마무리 되었네요.

흔들리며 걷는 그대에게...
"인생살이, 직장 때문에 흔드리고 있다면, 넘어지지만 말고 흔들린 채로 걸어가면 된다."
한티가는 길에서 제가 얻은 작은 생각 입니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안전하게 살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그저 멈추지 않고, 소중한 가족, 친구들과 함께 흔들리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것 자체가 '인생의 완주' 라는 것을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