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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 나만의 업, 적성과 생존 그리고 나의 길의 가다.

by DG 2026. 8. 9.

차가운 코드와 뜨거운 설계자 사이에서 : 23년 차 직장인의 생존 기록

 

1. 나만의 업

차가운 도면과 뜨거운 삶 사이에서: 20년 차 엔지니어가 발견한 '나만의 업(業)'
안녕하세요, 20년간 CAD 시스템을 개발하고 운영하며, 배관 응력 해석 업무를 수행했던 직장이라는 거대한 톱니바퀴 속에서 살아남는 방법에 대해 글을 쓰고 있는 '당겸'입니다.

 

지난 20여 년의 세월 동안 제 삶의 현장은 늘 '차가운 도면'과 '뜨거운 사람'들이 교차하는 곳이었습니다. 화면 속에 빽빽하게 얽혀 있는 수만 개의 부품, 복잡한 배관, 그리고 단 1밀리미터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수식과 코드들. 그 정교하고도 차가운 데이터 뒤에는 언제나 거친 현장 소음 속에서 땀 흘리는 설계자들과 엔지니어들이 있었습니다. CAD 시스템 개발과 배관 응력 해석처럼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일은 절대 화려하지 않습니다.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시스템이 죽지 않도록, 설계자들이 작성한 데이터가 현실의 거대한 선박으로 안전하게 구현되도록 뒷받침하는 고단한 작업의 연속입니다.

 

그 치열한 현장 속에서 저는 수많은 밤을 지새우며 자연스럽게 고민해 왔습니다. 시스템의 오류를 잡고 구조를 견고하게 만드는 것만큼이나, '직장이라는 거대한 시스템 안에서 한 인간으로서 나 자신을 어떻게 지켜내고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해서 말입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지난 20년 동안 가장 오랫동안, 그리고 가장 공들여 구축해 온 것은 바로 '회사라는 좁은 문 안에서 자신을 잃지 않고 성장시키는 나만의 생존 로직'이었습니다.

 

세상은 늘 요동쳤습니다. 수많은 기업과 사람들이 직격탄을 맞았던 IMF의 거센 파고를 시작으로,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9.11 테러, 그리고 온 나라가 붉은 함성으로 가득했던 2002년 월드컵의 열기까지. 세상을 흔드는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이 지나가는 동안, 제 개인의 삶 역시 여러 직장을 거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수없이 흔들렸습니다.

 

나만의 업

2. 나만의 업

적성과 생존
급변하는 산업의 흐름과 불안정한 고용 환경 속에서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은 항상 비슷했습니다.
"
나는 정말 이 일에 맞는 사람인가?" "아니면 그저 생존을 위해 이 일에 내 자신을 맞추어 버린 것은 아닌가?"
이 질문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새벽안개처럼 모호하게 제 주변을 맴돌곤 합니다. 정답이 무엇인지 또렷하게 손에 잡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습니다. 그 불확실하고 모호한 안개 속에서도 저는 절대 도망치지 않았고, 묵묵히 제 자리를 지켜냈으며, 하루하루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고자 애썼다는 점입니다. 회사의 시스템을 안정화하고 구조화하는 작업을 해오면서 깨달은 진리가 하나 있습니다. 아무리 거센 풍랑이 일어도 중심축이 견고한 배는 결국 항해를 계속한다는 것입니다. 직장 생활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외부의 환경이 나를 흔들 때일수록 나만의 내면적 중심축을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가슴 한구석에 품고 있는 서글픈 진실이 하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직장이라는 공간, 매달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이 주는 안도감은 어디까지나 회사라는 울타리 안에 머무는 동안만 허락된 '한시적인 평온'이라는 사실입니다.

 

언젠가는 그 울타리 밖으로 나가야 하는 날이 옵니다. 조직이라는 배경을 내리고, 명함이라는 계급장을 떼어냈을 때 오롯이 나라는 이름 석 자만으로 세상과 맞서야 하는 순간이 반드시 찾아옵니다. 그렇기에 저는 회사 안에서 주어진 역할에만 안주할 수 없었습니다.

'직장(Job)'을 넘어, 내 평생을 함께할 수 있는 나만의 '업(Career & Mission)'을 만들기 위한 고민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내가 참으로 잘하고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가진 20년의 경험과 지식으로 세상에 어떤 가치를 더할 수 있을 일인가?

 

3. 나의 길로 가다.

그러던 중, 제 삶의 방향타를 다시 한번 점검하게 만든 계기가 찾아왔습니다. 평소 깊이 존경하고 닮고 싶었던 전업투자자이자 작가의 책을 접하게 된 것입니다. 평범함 속에서 자신만의 철학을 세워 부를 일구고, 글을 통해 타인에게 통찰을 주는 그의 삶은 저에게 정체되어 있던 오래된 갈망을 다시 일깨워 주었습니다.

책 속의 문장들을 깊이 읽어 내려가며, 더 이상 내 안의 열망을 가두어 두지 않고 세상 밖으로 드러내어 나누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 길을 따라 아주 작은 것부터 하나씩 실천으로 옮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저는 이제 저의 20년 엔지니어 생활 경험을 단순한 이력서의 줄글로 남기지 않고, 세상에 이로운 가치로 변환하려 합니다. 차가운 기술과 복잡한 조직 생태계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들, 매일 아침 출근길마다 '이 길이 맞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이들에게 저의 기록이 작게나마 이정표가 되기를 바랍니다. 복잡한 시스템을 명확하게 해석하고 구조화하듯, 직장 생활의 애환과 생존의 기술, 그리고 나만의 업을 찾아가는 과정을 차근차근 글로 풀어내고자 합니다.

 

기술은 세상을 편리하게 만들지만, 따뜻한 글은 사람의 마음을 살립니다. 20년간 시스템을 개발하며 쌓아온 논리적이고 구조적인 시선에, 삶의 고단함을 품어줄 수 있는 따뜻한 감성을 더해 글을 써 내려가겠습니다. 세상이라는 거대한 바다에서 각자의 자리를 지키며 묵묵히 노를 젓고 있는 모든 직장인, 그리고 자신만의 진짜 '업'을 찾고자 고뇌하는 모든 이들에게 제 글이 작은 위로이자 실질적인 지침서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조선 CAD 엔지니어 '당겸'이 전하는 직장 생존 로그, 그 여정에 함께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직장 생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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